AI 소설 생성기는 무엇을 대신하고, 무엇을 대신하지 않나
"소설 써주는 AI"를 검색해서 온 분이라면 먼저 기대치를 맞추고 싶습니다. 이 도구는 한 줄 아이디어를 받아 소설의 첫 장면 하나를 씁니다. 장편 한 권을 자동으로 뽑아내는 기계가 아니라, 빈 문서 앞에서 30분을 흘려보내는 작가에게 "이런 식으로 시작하면 어떨까"를 구체적인 문장으로 보여 주는 도구입니다. 첫 장면이 나오면 그다음은 작가의 일입니다. 마음에 드는 문장은 살리고, 아닌 문장은 지우고, 인물의 이름을 바꾸고, 시점을 3인칭에서 1인칭으로 바꿔 보십시오.
챗GPT나 다른 범용 챗봇과 다른 점은 세 가지입니다. 첫째, 장르 칩을 고르면 문체가 바뀝니다. 로맨스판타지는 감정선과 내면 묘사에 무게를 두고, 무협은 짧은 호흡의 동작 문장과 세계관 용어를 쓰며, 스릴러는 정보를 숨기고 문장 끝에 긴장을 남깁니다. 둘째, 한국어로 먼저 씁니다. 영어로 생각한 뒤 번역한 듯한 "그는 그의 손을 들었다" 같은 문장을 걸러내도록 프롬프트를 설계했습니다. 셋째, 출력이 장면 단위입니다. 줄거리 요약이 아니라 대사와 묘사가 섞인 실제 원고 형태로 나오기 때문에 그대로 붙여 넣어 이어 쓸 수 있습니다.
좋은 결과를 얻는 입력 방식이 있습니다. "판타지 소설 써 줘"보다 "인물 + 원하는 것 + 방해물"을 한 줄에 담는 편이 훨씬 낫습니다. 예를 들어 "회귀한 검사가 자신을 죽인 후배를 첫 출근 날 다시 만난다"에는 인물(회귀한 검사), 욕망(복수 혹은 생존), 방해물(후배와 다시 얽힌 관계)이 모두 들어 있습니다. 여기에 배경 한 단어(비 오는 지하 주차장)를 붙이면 장면의 질감이 확 달라집니다. 반대로 인물이 다섯 명 넘게 등장하는 설정을 한 번에 넣으면 첫 장면이 인물 소개로 끝나 버립니다.
무료 버전은 출력 길이가 약 800자로 제한되고, 로그인 없이 하루 세 번까지 쓸 수 있습니다. 이 제한은 비용 때문이기도 하지만, 한 장면을 여러 번 다시 뽑는 것보다 마음에 드는 장면 하나를 잡고 직접 이어 쓰는 편이 작품에 더 도움이 된다는 판단 때문이기도 합니다. 로그인하면 가입 즉시 30크레딧이 지급되고, 스튜디오에서는 설정집이 인물과 세계관을 기억한 채 회차 단위로 이어 씁니다.
한 가지 약속을 덧붙입니다. 여기에 입력한 아이디어와 생성된 문장은 모델 학습에 쓰이지 않습니다. 생성 결과의 저작권과 책임은 작가에게 있으며, 공모전이나 플랫폼 연재에 쓸 때는 각 플랫폼의 AI 이용 규정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. 대부분의 플랫폼은 "AI 보조 사용"은 허용하되 "AI 생성 원고 그대로 게시"는 제한하고 있습니다.